24시간 홀터검사, 심전도 검사로 PSVT 진단받은 후기
메디핸드북의 환자 인터뷰 코너는 해당 질병과 치료를 경험하신 환자분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심전도 검사도 받고 병원도 몇 번이나 갔지만,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24시간 홀터검사, 그게 아니었더라면 저는 아직도 이유를 몰라 불안에 떨고 있었을 겁니다.
그만큼 심전도 검사만으로는 잡히지 않던 PSVT를 결국 확진받을 수 있었던 계기였고, 지금도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가슴이 그렇게 심하게 두근거리는데도, 첫 검사에서는 “이상 없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허탈감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상하다는 걸 내 몸이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었는데,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뿐이었죠.
심전도 검사는 왜 늘 정상이었을까?

병원에서 처음 받은 심전도 검사는 사실 몇 분도 채 걸리지 않는 아주 짧은 검사였습니다. 문제는, 제가 겪는 PSVT 증상은 예고 없이 갑자기 시작됐다가 짧게 끝나는 ‘발작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였죠.
의사 선생님도 그 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이런 부정맥은 검사할 때 증상이 발생하지 않으면 안 잡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고 증상이 올 때마다 병원에 뛰어갈 수도 없고, 진단의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겪는 게 정말 병이 아닐 수도 있는 걸까?’ 하는 혼란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두근거림은 점점 더 자주, 강하게 찾아왔고, 일상이 점점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불안정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도 없는 답답함까지 겹치니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24시간 홀터검사,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검사

의사 선생님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24시간 홀터검사를 권유하셨고, 저는 곧바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작은 기계를 몸에 붙이고 하루 종일 생활하면서, 그 기기가 심장 박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방식이었어요. 생각보다 기기가 무겁지도 않았고, 셔츠 안에 숨기면 외부에서 보이지도 않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검사를 받던 날, 일상대로 움직이며 ‘제발 오늘 증상이 나타나길’ 바랐습니다. 너무 평온하게 지나가면 오히려 초조했어요. ‘증상이 있어야 진단이 가능하다’는 아이러니가 참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저녁이 되자, 평소와 비슷한 강도의 두근거림이 시작됐습니다. 손끝이 저려오고, 가슴이 벌렁거리며 호흡이 가빠졌어요. 그 순간, 드디어 기기가 내 심장의 진짜 모습을 기록해줬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날은 증상이 꽤 오래 지속됐습니다. 평소엔 5~10분 정도면 진정되던 게, 이번엔 20분 가까이 계속 심장이 뛰더라고요. 앉아서 억지로 심호흡을 하며 진정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고, 이게 분명 기록됐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PSVT 진단받던 날, 드디어 내 증상에 이름이 붙었다

며칠 뒤, 검사 결과를 확인하러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차트를 보시더니 이렇게 말하셨어요. “심박이 갑자기 180 이상으로 치솟은 구간이 명확히 보입니다. PSVT가 맞습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어요. 낯선 이름이지만, 드디어 내 증상에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에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느꼈던 두근거림은 단순한 스트레스나 예민함이 아니었구나, 정말로 내 심장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거구나, 그걸 알아낸 순간이었어요.
의사 선생님은 이 부정맥이 정확히는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PSVT)이라며, 심장 내 전기 신호 전달 경로가 꼬이면서 갑자기 맥박이 치솟는 상태라고 설명해주셨어요.
보통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고,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반복되면 삶의 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PSVT 진단 이후, 드는 생각들
진단을 받은 후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분명 이유를 찾았는데, 오히려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지더라고요. 일단은 약물 치료로 조절해보자고 하셨고, 시술은 선택 사항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다행이다, 수술까지는 안 가도 되겠지’라는 마음도 있었고, ‘이걸 약으로만 조절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때부터 마음속 한쪽에는 이미 ‘전극도자절제술’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이제 내 증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엔 사람들에게 “가끔 심장이 이상하게 빨리 뛰어요”라고 말해도 반응은 늘 애매했어요.
‘피곤해서 그래’, ‘스트레스 탓이겠지’ 정도였고, 나도 그 말에 기대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이제는 ‘내가 PSVT라는 병을 앓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던 거죠.
이건 단순한 병명 이상의 의미였어요. 나 자신에 대한 이해,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든 출발점이었죠.
다시 돌이켜보면, 24시간 홀터검사는 전환점이었다
만약 그때 24시간 홀터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저는 여전히 정체 모를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진단이 늦어졌을 수도 있고, 마음의 짐은 계속 커졌겠죠. 그래서 지금도 PSVT를 의심하거나 비슷한 증상을 겪는 분들께 꼭 전하고 싶습니다.
심전도 검사로는 안 잡히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24시간 홀터검사를 꼭 받아보세요. 증상이 있을 때의 심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요.
그리고 그 진단이, 분명 더 나은 치료와 일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약물 치료를 시작했고, 동시에 시술에 대한 고민도 조금씩 커져갔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PSVT 약물 치료를 하며 겪은 현실적인 변화와, 결국 전극도자절제술을 결심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전극도자절제술 고민하게 된 이유,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시술
⭐ PSVT 진단, 전극도자절제술까지
✅ 24시간 홀터검사, 심전도 검사로 PSVT 진단받은 후기
✅ 전극도자절제술 고민하게 된 이유,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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