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두근거림 증상, PSVT(발작성 심실상성 빈맥) 전조였어요.
메디핸드북의 환자 인터뷰 코너는 해당 질병과 치료를 경험하신 환자분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지금은 전극도자절제술까지 모두 마친 상태지만, 처음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겪었을 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아니면 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런 줄만 알았죠.
당시에는 이 두근거림이 저를 PSVT(발작성 심실상성 빈맥)이라는 생소한 진단으로 이끌고, 결국 시술까지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반복되는 가슴 두근거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가슴이 심하게 뛰기 시작한 건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에서였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대기 시작하고, 호흡이 가빠지며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당시엔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싶었어요. 야근도 많았고 잠도 부족했거든요.
하지만 이상하게 이런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계속 반복됐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갑자기 맥박이 치솟고, 그 상태가 10~30분은 유지됐습니다. 처음엔 커피를 줄여보고, 운동도 멈춰보고, 수면도 늘려봤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요.
이상한 건 증상이 생겼다 사라지는 주기가 너무 들쑥날쑥했다는 거예요.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이나 겪었고, 또 어떤 날은 멀쩡하다가도 일 끝나고 집에 들어와 소파에 앉자마자 갑자기 시작됐어요. 이게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었죠.
PSVT 증상은 예고 없이 찾아왔고, 점점 일상을 무너뜨렸습니다
처음엔 무시할 수 있었던 증상이 점점 생활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의 중에도, 식사 중에도, 자다가도 갑자기 심장이 폭주하듯 뛰기 시작했어요. 심장이 엄청 빠르게 뛰고, 손끝은 저리고 식은땀이 나면서 가슴에서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하루는 지하철 안에서 증상이 왔는데, 정말 그 순간이 무서웠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숨이 막히고 어지러워졌고, 한 정거장만 더 갔으면 실신했을지도 몰라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가까운 심장내과를 예약했습니다.
증상이 있을 땐 정말 생명을 위협받는 듯한 공포가 있었지만, 막상 병원에 가면 정상이라는 말뿐이었어요.
그 사이에 점점 더 지쳐갔고, 심리적으로도 불안감이 쌓여갔습니다. ‘이러다가 진짜 쓰러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이 반복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긴장된 상태로 하루를 보내게 됐습니다.
병원에 갔지만, 심전도는 정상… 이유를 알 수 없어 더 불안했어요

첫 진료 때 받았던 심전도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습니다. 그 순간은 증상이 없었기 때문이죠. 의사 선생님은 “이런 PSVT 증상은 증상이 나타날 때가 아니면 심전도에 안 잡힐 수 있다”며 24시간 심전도 검사(홀터 검사)를 권하셨습니다.
정말 그날, 홀터 기기를 착용한 날 저녁에 다시 두근거림이 찾아왔습니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하고, 손끝이 얼얼해지고, 앉아 있던 소파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채 가만히 증상이 멈추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 순간을 기기가 정확히 잡아줬고, 며칠 뒤 병원에서 마침내 PSVT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PSVT 진단 이후,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이 부정맥이 갑작스럽게 심장이 빠르게 뛰는 질환으로, 정확히는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PSVT)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증상이 반복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물로 평생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정맥’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마음 한켠이 철렁했습니다. 심장이라는 중요한 기관에서 이상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쉽진 않았습니다.
처음 듣는 병명에 겁도 났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는 걸 느꼈어요. 하지만 한편으론 안도도 들었습니다. 내가 느낀 PSVT 증상이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명확한 원인이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위로가 됐습니다.
지금은 전극도자절제술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그 후로도 약물 치료를 먼저 해봤지만 증상은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전극도자절제술을 결심하게 되었고, 시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PSVT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시술 전엔 두려움도 컸고, 시술 당일에도 긴장된 마음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근거림이 사라졌다는 게 이렇게 큰 해방감일 줄 몰랐어요. 매일 심장 상태를 신경 쓰며 살던 날들이 지금은 정말 아득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아주 단순한 가슴 두근거림이었습니다. 이 증상을 가볍게 넘겼다면, 저는 여전히 원인을 몰라 불안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게 더 위험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후 글들에서는 제가 어떤 검사를 받았고, 어떤 치료를 거쳐 전극도자절제술까지 결정하게 됐는지, 그 전 과정과 감정을 하나하나 자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검색해서 찾아보신 분이라면, 저처럼 가슴 두근거림 증상에 대해 고민 중이실 가능성이 크겠죠.
그 두근거림, 절대 무시하지 마세요. 저처럼 ‘진짜 이유’를 찾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